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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도, 드라마도 안 본 상태에서 단순히 ‘값이 싸다’는 이유로 질러 본 DVD. 그런데 이게 진짜 물건이었다. 살다 보면 가끔은 이런 날도 있어야지.
‘딱 한 편만 더!’를 외치며 기어이 다음 디스크를 플레이어에 집어 넣게 만들 정도로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는데다가, 힘 줄 때와 뺄 때가 분명한 애니메이션의 만듦새도 뛰어나다. 치아키와 슈트레제만이 협연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연주 장면에서는 숨이 막혀 죽는 줄 알았다오. 완전히 쌩 노가다로 만든 듯한 공연 장면에 대한 언급이 없으면 제작진들이 섭섭해할 듯. 실제 연주 장면을 찍은 뒤 3D 그래픽으로 변환시킨 듯 한데, 지휘자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걸 빼면(왜 하필 지휘자 움직임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비교적 전체 애니메이션 분위기에 잘 녹아 들어간 듯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이거 설마 그 많은 연주곡을 전부 다 새로 녹음한 건가? 드라마가 먼저 방송되었다니 거기에 썼던 음원을 다시 가져다 쓴 거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놀랍다. 기회가 되면 원작 만화나 드라마도 한 번 구해봐야 할 듯. 드라마의 만듦새가 애니메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YouTube에서 몇몇 장면들을 찾아보니 오히려 드라마 쪽이 더 ‘만화 같은’ 과장이 심한 분위기라 걱정이 좀 되긴 한다만) 작년에 방송된 한국의 모 드라마와 이 작품을 비교하는 건 이 작품에 대한 심각한 수준의 결례라는 생각마저 든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정말로 드물게도 DVD에 한국어 더빙이 수록되어 있다. 노다메 역할에는 윤여진 씨. 윤여진 씨가 단독으로 여주인공 역할을 맡은 작품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데(내가 기억하지 못한다기보다 원래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하지 않나) 요새 좀 많이 출연하시는 편인지 모르겠다. 한 2년 가까이 케이블 TV를 못 봤더니 요새 더빙 애니메이션 추세가 어떤지 전혀 감조차 안 잡히는구먼. 어쨌거나 오래간만에 밤잠 줄여 가며 좋은 작품 잘 봤다. 그럼 이만. Nov. 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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